27일 오후, 경남 함안군 괴산리의 무진정(無盡亭) 정자 주변에서 '제30회 함안 낙화놀이'가 시작되자 수만 명의 방문자가 일제히 환호했는데요 함안 낙화놀이는 마을 주민들이 제작한 숯가루를 한지로 돌돌 말아 만든 낙화에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로, 매년 부처님 오신 날에 열립니다.
함안낙화놀이보존위원회 관계자 10여 명이 2천여 개 낙화 봉에 불을 붙인 후 30∼40여 분이 지나자 숯가루가 서서히 타면서 불씨가 꽃가루처럼 날리기 시작했고 불꽃이 폭죽처럼 한꺼번에 터지는 방향에서는 환호성이 계속해서 터져나왔습니다.
관광객과 사진 동호인들은 춤추며 날리는 불꽃을 놓치지 않고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담았는데요 이날 현장에는 함안군 인구 6만1천11명(4월 기준)과 맞먹는 5만여 명이 몰려들었는데 이는 함안군이 예상(2만2천여 명)했던 수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로 소셜미디어의 전파력을 실감케 했습니다.
함안 낙화놀이는 코로나19 이전 5천여 명 정도가 찾는 지역 축제에 불과했는데요 그러나 방송, 소셜 미디어, 뉴스 등을 통해 'K-불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부터 방문자 수가 급증하였다고 합니다.
이날 인파가 몰리면서 이날 현장에서는 인터넷, 휴대전화 등의 통신이 끊어지기도 했으며 무진정 주변 갓길은 이미 오전부터 만차였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관광객은 2∼3㎞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낙화놀이 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한 관광객은 충북 충주에서 왔다고 말하며 "페이스북에서 낙화놀이를 동영상으로 구경하고 왔는데 불꽃이 쏟아지는 모습이 예술적이었습니다"라고 밝혔고 한 30대 관광객은 마산에서 왔다며 "자리가 협소해서 행사 전후로 계속 서 있어 다리가 아팠다"라고 말했습니다.
행사는 선착순 무료입장이었지만, 군은 지난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현장 인원을 2만 명으로 제한하는 한편 행사직전 '안전하게 관람해 주세요'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 관광객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하는데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함안군, 함안경찰서와 함안소방서 소속 공무원과 안전 요원 등 1천여 명이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현장으로 가려다가 입장을 제한하여 끝내 입장하지 못한 한 관광객은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라며 행사장 밖 불꽃이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부산에서 온 한 관광객은 "서울에서 온 친구와 오후 4시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인원 제한 때문에 구경을 못했다"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주최측의 노력 덕분인지 행사 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사건이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행사는 함안군이 주최하고, 함안낙화놀이보존위원회와 아라가야협동조합이 주관하였는데요 1889년부터 4년간 함안군수를 역임한 오횡묵이 쓴 '함안총쇄록'에는 1890년과 1892년 사월 초에 함안읍성 전체에서 낙화놀이가 열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시작된 함안 낙화놀이는 일제 강점기에 중단되었으나, 1985년에 다시 부활하여 액운을 없애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진행되어왔습니다. 이 행사는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함안 낙화놀이 이외에도 경남 함안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등이 풍성한데요 세계 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함안 1경 '함안말이산고분군'과 함안 5경 '연꽃테마파크의 아란홍련' 이 특히 가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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