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현충원 방문 의미 - 과거사 사죄인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きしだふみお) 일본 총리가 5월 7일 한국을 방문하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으로 알려져 일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러면 왜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시 일본 현충원을 찾지 않았던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모두 알고 있듯이 국립서울현충원은 일본 점령 당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 묻혀 있는 곳입니다. 기시다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 내 극우 여론과 표심을 한다면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곳인데요 하지만 일본 총리가 한국에 올때 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은 전통이라고 합니다.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부터 2006년 아베 신조 총리, 2011년 노다 요시히코 총리, 2018년 고노 다로 전 외무상까지 모두 국립현충원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2010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을 찾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럼 왜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혼이 살아 있는 현충원에 일본 정치인들이 참배하러 올까요?
이는 이곳은 독립운동가들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전에 사망한 애국지사들도 기념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게다가, 국가 원수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보편적인 외교적 행사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2021년 미국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すがよしひで) 전 일본 총리가 모두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했습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역사적 이슈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기념관을 찾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총리의 과거 행동 중 위험하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토야마(鳩山由紀夫/はとやまゆきお) 전 총리는 퇴임 후 서대문형무소에 무릎을 꿇고 헌화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일본 내 거센 우익 비판에 시달렸습니다.
반면 일본 국립묘지는 2차 세계대전 중 해외에서 사망한 신원 미상의 군인과 민간인 355,404명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는 치도리가후치 국립묘지입니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이 2013년 일본 방문 때 이 묘지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복잡한 역사 때문에 한국 대통령들이 이 묘지를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제 위안부 문제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주요 논의 대상
오는 5월 7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과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외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국민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현 의제에서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오염수 방류 문제와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으로 논의되거나 검토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선을 그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きしだふみお) 일본 총리는 오는 7일 서울에 도착해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오후에는 용산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도 열고, 이어 한남동 문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과 사회적 행사도 가질 예정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롯데호텔에 머물며 한국 경제단체들과 면담한 뒤 다음 날 도쿄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문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도쿄 방문에 이어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가 재개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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