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득표율 50% 아래로 하락
야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에게 유리한 대도시 표가 더 많이 유입되면서 두 유력 후보 간의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지만, 터키 통신사들은 여전히 서로 다른 수치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결선투표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영 통신사인 아나돌루 통신은 90% 이상의 개표가 완료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49.8%로 결선 투표를 피하는 데 필요한 50%에 미치지 못했고, 클르츠다로을루은 44.4%를 얻었습니다.
민간 소유의 Anka 기관은 지금까지 94%의 개표가 완료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후보가 49.02%, 케말 클리츠다로을루 후보가 45.2%를 득표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현재 상황대로라면 대선은 5월 28일 2차 결선투표로 향하고 있습니다.
오는 일요일 튀르키예에서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매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는 지난 20년 동안 권위주의로 튀르키예를 이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이 국민 위에 계속 군림하며 종신집권으로 가느냐 아니면 에르도안이 패배하고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Kemal Kılıçdaroğlu) 대표가 공약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민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하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르도안이 계속 정권을 유지하느냐 아니냐는 튀르키예 국내뿐만이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이나 중동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관심사인데요 에르도안은 과거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주변국들에게 터키의 정치, 경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왔으며 올해만 해도 동지중해에 묻힌 막대한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권을 놓고 튀르키예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주변국들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야당 연합이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을 약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목요일에 다른 야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그동안 분산됐던 표가 모아지면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선 투표를 피하려면 후보자가 1차 투표에서 최소 51%를 득표해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에르도안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더라도 선거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계속 집권을 원하고 있고 지난 2019년 이스탄불 시장 선거 때 처럼 에르도안이 이끄는 AKP(Adalet ve Kalkınma Partisi)가 결과에 불복하고 재 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당시 재 선거에서도 에르도안의 바램과는 다르게 AKP가 패배한 바 있습니다.
공화인민당(CHP)의 국민동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은 아니지만, 소수 종교인 알레비(Alevilik) 교도인 데요 서민들의 생계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겸손한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튀르키예 내에서 소외된 쿠르드족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첫 10년 동안 튀르키예는 고성장을 이뤄냈고 불평등을 감소시켰으며 인프라 개선이 크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2013년 전국적인 시위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 진압이 전환점이 되어 2016년 쿠데타 시도를 막은 후 그의 권위주의적인 탄압은 더 심해졌습니다.
그는 반대파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언론인과 반체제 인사들을 투옥했으며 여성, 성소수자, 기타 시민권을 약화시켰는데요 올해 2월 지진에 대한 혼란스러운 초기 대응과 끔찍한 경제 상황은 그의 지지율을 더욱 떨어뜨린 데다가 인플레이션은 치솟고 리라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고용은 붕괴되고 있습니다.
야당이 경제를 되살리면 유럽이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서방 및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며 중동의 맹주로 자처했습니다. 반면,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터키가 급격히 서유럽 쪽으로 기울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튀르키예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연정이 의회 경선에서도 승리해야 대통령 권력 집중을 종식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핵심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데요 야당들이 동맹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2년 안에 200만 명의 난민을 시리아로 추방하겠다는 야당의 약속이 그저 선거를 위한 '국내용'인지 는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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